새소식

연구 및 프로젝트

새싹🌱연구자가 배운 논문 쓰는 법 : 첫 논문 쓰는 과정에서 배웠던 꿀팁들과 실제로 받은 리뷰

  • -

제가 소프트웨어융합학과 졸업 논문으로 작성한 <BumpyPatch: Heightmap-based Outdoor Point Cloud Segmentation to Find Less Bumpy Road> 가 IEEE IRC 2023 에 Regular Paper 로 통과되었습니다. (하단에 리뷰도 있습니다.)
 
저는 연구실에서 논문을 쓰게 된 것도 아니고... 캡스톤디자인으로 수행한 프로젝트를 국제 학회에 내겠다는 오기와 끈질김 하나로 혼자서 끙끙거리면서 쓴 논문이라 처음에 정말 막막했습니다. 
 
저는 작년 (2022) 에 소프트웨어중심대학에서 진행하는 K-SW Square 프로그램 연수생으로 선발되어 미국 Purdue 대학교에 지내면서 IEEE IRC CHARMS 워크샵에 6-page 논문을 제출했던 경험이 있는데, 이때는 제가 논문을 많이 작성하지 않았고 내용적으로도 아쉬움이 많아서 올해는 조금 더 좋은 성과를 내 보고자 했습니다. 작년 논문은 Main Conference 에 떨어지기도 해서, 올해는 꼭 Main Conference 에 Regular Paper 로 accept 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작년에 받았던 신랄한 리뷰...

 
 
그래서 저는 3~6월까지는 캡스톤디자인 지도교수님과 미팅을 진행하며 주제를 구체화하고, 7,8월 여름방학 기간에 혼자서 프로젝트를 좀 더 진행하고 논문 초안을 완성해 9월 초반 2주동안 지도교수님의 피드백을 받아 논문을 수정한 후 제출했습니다.
 
(제가 까먹을까봐 나중에도 보려고) 교수님께서 제게 전해주신 내용들을 정리해놓으려 합니다. 
 

지도교수님 피드백

 
1. item, bullet을 많이 쓰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쓰더라도 전체적으로 흐름이 잘 이어지도록 넣으세요.
2. Latex 는 한 문장을 한 줄에 써야 연동이 잘 됩니다. 
3. citation 정렬 순서는 bibtex 옵션을 잘 조정해서, 본문의 순서에 따라서 [1] 부터 시작되도록. 
4. introduction 을 쓸 때는 논리적 흐름을 잘 신경써서 작성해야 합니다. 읽는 사람을 끌어당겨야 합니다. 
 
저의 예시 ) 제 논문은 "모바일 로봇이 주행하기에 덜 울퉁불퉁한 도로를 찾는 방법" 을 다루고 있으므로, introduction 에서는 왜 덜 흔들리는 도로를 찾아야 하는가 ? 에 관한 논리를 전개해야 했습니다. 

  • 자율주행은 indoor 및 outdoor 에서 많이 쓰인다. 
  • 평평한 indoor 환경과는 달리, outdoor 에는 다양한 질감의 도로가 존재한다. 
  • 하지만 때로 mobile robot 은 민감한 센서나 적재물을 탑재하고 달릴 수 있기 때문에 덜컹거리면 별로 안 좋다. 
  • 그래서 길을 찾는 것 뿐 아니라, 울퉁불퉁한 도로를 찾아서 피해 가는 것도 중요하다. 
  • 기존의 울퉁불퉁한 도로를 찾는 방법은 다양하게 있다. 그런데 A, B, C 등의 방법들은 각각의 문제점들이 또 있다. 
  • 그래서 우리는 ~ 이와 같은 방식을 새롭게 제안한다. 
  • 이러한 방식은 독창적이고 우수하다. 

그리고 introduction 은 큰 주제에서 작은 주제로 좁혀져 들어가야 합니다. (ex. 자율주행 -> 자율주행에 쓰이는 어떤 기술)
왜냐면 Reviewer 들을 끌어당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IMU 에 관심이 있는 리뷰어는 많지 않겠지만, 자율주행에 관심이 있는 리뷰어는 많겠죠 ? 그러니까 큰 주제로 홍보를 하고 이후에 세부 주제로 넘어가야 합니다. 
 
5. Related Works 는 영화 소개 페이지에서 등장인물과 그에 대한 소개 같은 역할을 합니다. Introduction 에서 A, B, C 와 같은 방식들이 있다고 했으니 여기서 실제로 누가 그걸 연구했다는 내용을 담아야 합니다. 
6. 추가로, Related Works 에서는 실험 등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알고리즘 등이 있으면 소개해야 합니다. 그래서 뒤에서 독자들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알고리즘 때문에 어? 이게 뭐지? 라고 하는 것을 방지합니다. 
7. citation 은 문장에 속합니다. 
틀린 예 ) environments.[18]
바른 예 ) environments [18].
마찬가지로 괄호가 끝나야 문장이 끝나는 것입니다. (ex. xxxxx(bbb).)
8. 표를 넣을 때는 유효 숫자 맞추기. 
9. (논문 템플릿에 따라 다르지만) 표랑 그림 모두 상단에 올리기. (이렇게 하니까 논문이 상당히 깔끔해지더라는...)
10. 대소문자 통일하기. 
11. section title 다음에 바로 subsection title 나오도록 하지 말기. 적어도 1~2 문장 정도 설명하고 subsection title 나오도록. 
 

최종 논문 리뷰

 
몇 주 뒤, 다음과 같은 리뷰를 받았습니다. 

요약하자면, 
 
Review 1)

  • 이 분야의 다른 기존 접근법과의 비교가 더 명확해야 한다.
    • 포인트 클라우드 기반 방법이 언급되었지만, 어떤 방법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
    • 평가 지표 (메모리 사용량, 패치 당 시간) 이 임의적으로 보인다.
    • 우월한 성능의 주장을 뒷받침할 통계적 분석이 부족하다.
  • 논문이 다루는 문제에 대한 기존 방법에 대한 더 검토가 필요하다.
    • 참고 문헌이 너무 오래됐다.
  • 제안된 접근법의 제한 사항도 말해야 한다.
  • 시뮬레이션에서 생성된 IMU 데이터에 의존하지만, 실험 데이터셋을 사용하여 검증하지 않았다.
  • 표의 숫자 데이터의 정밀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Review 2) 

  • 다른 프레임워크와의 주요 차이점을 명시해야 한다.

 
 

후기

 
논문을 쓰는 건 정말 너무 ㅠㅠ 힘들었습니다. 살면서 이렇게 열심히 뭔가를 해 본 일이 없는데... 논문을 완성한 게, 제가 평생 한 일 중에 "최선을 다 했다" 라고 말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학기 중에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혼자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 방학 때 논문 쓰면서는 정말 막막했습니다. 절대 못 끝낼 것 같았는데, 반드시 완성이라도 한다, 8페이지까지는 쓰고 만다 생각하면서 이를 꽉 깨물었습니다. 
퀄리티는 모르겠고 어떻게든 완성까지는 간다고 결심했었죠. 다 쓰고 나서 지도교수님께 보여드릴 때는 또 얼마나 떨렸게요. 
다 쓰고 보니까 너무 형편없어 보여서 자신감이 완전히 떨어지더라구요. 그래서 정말 이걸 쓰레기통에 넣어야 하나... 라고 100번 고민했었습니다. 
 
그래도 다 끝나고 보니 정말 뿌듯합니다. 상상만 했던 아이디어를 면밀한 과정을 통해서 구체화하고, 검증하고 증명하는 과정이 상당히 의미있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제껏 나온 수백만장의 논문들이 다 이런 지난한 과정을 통해서 나왔다는 것도 새삼 신기하고, 이런 방식으로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있었다는 걸 직접 경험해보니 연구자로서 산다는 게 어떤 건지도 조금 알 수 있었습니다. 
 
학부생으로서 국제학회 논문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신 지도교수님께 감사드리고, 제가 논문 때문에 지겹게 하소연할 때 매번 잘 들어준 가족들에게도 정말 고마워요. 
 
 
 
 

Contents

포스팅 주소를 복사했습니다

이 글이 도움이 되었다면 공감 부탁드립니다.